'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論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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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오간 문자메시지들
새벽부터 비가 오더니 아침까지 그치지 않고 가만가만 내린다. 도나웨일(Donawhale)의 [비오는 밤]을 틀어놓고 창밖으로 비를 내다보다가, 문득! 재미난 생각이 들어 친구와 후배들에게 똑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반응들이.. 제각각이다.



나 : 비 온다...
친구 K(♂) : ㅋㅋ 머하냐?


나 : 비 온다...
후배 K(♀) : 한 잔 생각나는구나?? ㅋㅋ


나 : 비 온다...
후배 k(♀) : 파전에 요즘 대세인 막걸리 한 잔이요~!!


나 : 비 온다...
후배 H(♂) : 문자 잘못 보낸 듯... 애인한테 보낸 거 아녀??
다시 나 : 아휴~ 자식, 낭만 없기는! 우리 허씨가 원래 이렇지 않은데 말이지..
다시 후배 H : 언제부터 종씨 챙겼다고.. 그럼 허씨답게 답변 "비 그쳤다"


나 : 비 온다...
후배 O(♀) : 얼큰한 짬뽕 드세요~


나 : 비 온다...
친구 K(♀) :포천서 비 맞으며 자전거 타고 있는 건 아니지? 제법 쌀쌀하다..


나 : 비 온다...
후배 S(♂) : 전 아침부터 비 맞으며 일했더니 파전에 동동주가 땡기네요 ㅋ


나 : 비 온다...
후배 K(♀) : 용님 안녕하세요? 문자를 잘못 보내신 듯하여..^^
다시 나 : 아이고, 이 녀석아.. 너한테 보낸 거 맞거든! 그냥 안부 묻는거야. 감성을 잃지 마시라.. 태교에도 좋다오!
다시 후배 K : 아..^^ 이리도 감사한 문자에 센스없는 답장이라니^^; 내일 반갑게 뵐게요^^!


나 : 비 온다...
후배 L(♀) : 비보다 반가운 문자!


나 : 비 온다...
후배 L(♀) : 네.. 들깨 수제비 먹고 싶은데 밥 먹었어요 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내일도 비오면 다 같이 수제비 먹으러 갈까요?


나 : 비 온다...
후배 C(♀) : 그러게요 ㅋ


나 : 비 온다...
후배 B(♀) : 용오빠~ 오랜만~요. 문자 내꺼죠?^^ 얼굴 못 본지 꽤 됐네.. 잘 지내죠? 추석연휴 끝나면 함 뭉쳐요~^O^


나 : 비 온다...
후배 L(♂) : ㅋㅋㅋ 내일 술 한잔 할까요? 히히
다시 후배 L(♂) : (답문자가 없으니 직접 전화를 해서) 선배! 답이 없으셔서..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나 : 비 온다...
후배 P(♀) : 그쪽에는 많이 오나봐요~ㅋ 점심 맛있게 드세요~


나 : 비 온다...
후배 J(♀) : 그르게요. 아싸!!


(두 녀석은 끝내 답이 없다. 정말 잘못 보낸 걸로 생각하나..?)


 이 비가 그치면 이제 완연한 가을이겠다. 자전거를 타기에도, 사람을 만나기에도, 만나서 지나가는 시간들을 이야기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by 허용 | 2009/09/21 13:52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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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보노보노T at 2009/09/22 07:50
선배한테는 왜 안 보냈냐? 나 삐졌다!
Commented by 허용 at 2009/09/22 15:45
선배한테 반말을 할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단체문자인데..
Commented by 김유경 at 2009/09/22 12:35
네 지인들의 문자를 분석(?)한 결과, 허용이라는 사람은, 평소 뜬금없이 별 용무없는 낭만적인 문자는 잘 보내지 않고, 비오는날 막걸리 한 잔 하며 마주앉기 편한 사람인 가보다. 여튼, 재미있는 미니 프로젝트였어.^^
Commented by 허용 at 2009/09/22 15:43
타당한 분석! 평소 전화나 문자나 '용건만 간단히'를 주장하고 실천하는지라 용무없는 문자가 많이 뜬금없었을기야. 그리고 두번째 분석을 보충하자면, 허용은 비오는 날 술 한 잔 하며 마주앉기를 '지만' 좋아하는 사람이지.. 대신 그에 호응해 주는 사람에게는 무한하고 맹목적인 신뢰를 선사하는 사람이기도.. 내가 보아온 바로는 그대도 만만치 않을텐데!!?
Commented by ATOZ at 2009/11/05 13:21
재밌어요. 나도 함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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