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而不思卽罔 思而不學卽殆' -『論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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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와 책, 학예사와 편집자
언젠가 신문 서평란에서 '잘 꾸며진 박물관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이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그 표현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다. 박물관의 전시는 정말 책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리고 나는 좋은 전시를 하고 싶은 욕심 만큼이나 좋은 책을 한 권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많다. 쓰는 것 말고 만드는 것 말이다.


둘-전시와 책-은 모두 정신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이 조화를 이룰 때라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아니, 둘을 쉽게 구별할 수는 없으니 (혹은 애초에 둘은 하나였으니) 사고력과 기술력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해야겠다. 학예사건 편집자건 '머리' 뿐만 아니라 '손'의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 전시디자인에 대한 감이 없는 학예사는 그저 유물들을 나열해 놓을 뿐이고, 시각디자인에 대한 감이 없는 편집자는 문장들을 늘여놓기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물은 그저 오래된 물건에 불과하고, 문장은 '까만 것은 글자요 하얀 것은 종이요'가 되어 버린다. 때문에, 유물이나 문장에 담긴 정보-지식-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보기 좋은 전시, 읽기 편한 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감각'과 '손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학예사와 편집자라는 직업은 참으로 어렵고도 재미있는 직업이다. 아울러 가장 제대로 평가받지도, 제대로 대접받지도 못하는 직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몰이해와 푸대접 속에서도 여전히 좋은 전시와 좋은 책들이 나오고 있고, 그것을 알아보는 혜안들도 있다. 다만 조용히 이어질 뿐이다. 그러니.. 힘들 내시라.
by 허용 | 2009/09/14 23:15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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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9/15 09: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유경 at 2009/09/16 13:56
아무렴, 네가 책을 안 만들면 누가 책을 만들랴.
나 역시 내 기자생활이 끝나기 전에 해야할 임무(!!) 리스트에 `출판'이 포함돼 있다. 허접하지 않고 깊이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책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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