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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언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작은 전시' 중 하나를 소개한다. 지금 박물관에서는 모두 7개의 작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중 여기에 소개하는 것은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에서 열리고 있는 경덕진요 청백자展 [푸르름 속에 핀 순백의 미]이다.
![]() 전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이 전시를 재미있게 본 까닭은 청백자의 깔끔한 빛깔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유물로부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내고자 한 기획자의 의도가 참신하고 바람직해 보였기 때문이다. 전시의 내용은 유물에 대한 단순한 현상적 기술에 그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어려운 미술사 용어를 남발하며 지루한 나열식 구성을 취하지도 않았다. 대신 진열장이라는 제한된 공간과 프레임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하여 다채로운 보여주기를 시도하였다. 대단한 구조물을 사용하지 않고도 침몰해 있던 해저유물선의 내부를 재현한 코너는 경제적이면서도 친절한 전시가 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전시는 다시 몇 가지 소주제로 구분되는데, 나는 그중 도자기를 시(詩)와 연결시킨 '감성과 도자기' 코너가 특히 좋았다. ![]() 대개의 전시장에는 이 정도 크기의 시각틀 안에 유물과 짧막한 설명판만이 놓여있기 십상이다 .![]() 그런데 이 전시는 약간 달랐다. 약간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는 사뭇 달랐다. 사진을 클릭하면 설명을 읽을 수 있으며, 참고 삼아 도자기에 새겨진 시를 옮긴다. _流紅記 붉은 나뭇잎의 노래 도자기에 새겨진 글[銘文]-시-에 대한 자세한 설명 덕에 나는 그 유물을 좀 더 오랫동안 들여다 보게 되었고, 시와 함께 떠오르는 당시대 사람들의 감성과 생활상에 재밌는 표정을 지으며 청백자 전시실 전체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옆에서 나와 같이 유물을 들여다 보던 꼬마 아이들이 얼마 머물지 않고 금세 지나치려 하길래 슬쩍 '저 도자기에 써진 글이 무슨 내용인 줄 아니?'하면서 말을 걸었다. 그리고는 '당나라 궁녀의 사랑 이야기'를 약간 드라마틱하게 각색해 들려주었더니, '아아~' 하는 낮은 탄성을 내뱉으며 도자기 앞으로 다시 다가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유물이 품고 있는 혹은 다음에 소개하는 경우처럼 유물에 덧씌워진 이야기를 알게 되면 유물을 다시 보게 된다. ![]() 이 유물에는 특별한 명문이 새겨지지도 않았고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도 없다. ![]() 하지만 기획자는 도자기의 생김새[器形]에서 같은 시대[남송]의 시를 착안해서 이야기를 덧씌웠다. 그 이야기는 역시 이 링크를 따라가면 읽을 수 있다. 남송대의 여류작가 이청조가 떨어져 있는 남편을 그리며 쓴 시는 아래와 같다. _醉花陰 꽃그늘에 취하다 아래 사진은 상설전시실의 도자공예관에 전시되어있는 우리나라의 도자기이다. 연적과 필세(붓을 씻는 그릇)에 붙어있는 저 원숭이들에게는 무슨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혹은 어떤 이야기를 선사해 줄 수 있을까? 박물관을 돌아나오며 내내 드는 생각이었다. ![]() 그리고, 예전에 만났던 이 슬픈 금빛 원숭이도 저 귀여운 원숭이들과 함께 다시금 생각의 한 켠을 차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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